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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미디어빅뱅] ②원소스 멀티유즈 이젠 옛말

오 창작소 2010. 12. 24. 19:50

 

기기별 맞춤전략 필요...통합뉴스룸 넘어 슈퍼데스크 시대

스마트폰의 급격한 대중화와 태블릿PC 시장의 태동 및 스마트TV의 잠재력으로 인해 미디어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 모두 대응해야 하는 N스크린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N스크린의 기본 전제 조건인 클라우드 컴퓨팅도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별 맞춤형 전략은 새로운 변화 속에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미디어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일부 신문은 이미 맞춤형 전략을 위해 기존 ’통합뉴스룸’ 전략을 폐기하고 멀티미디어 데스크 개념인 ’슈퍼데스크’ 체제를 도입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스마트 기기, 미디어 변화 불러 =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문을 열게 한 선봉장은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80만대에 불과했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7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2천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완전한 스마트폰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지하철에서 일간지의 자리를 빼앗은 무가지를 대체하는데다, 시간 및 장소에 구애 없이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지난 11월 국내에서 출시된 태블릿PC은 미디어 산업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7∼10인치의 넓은 화면으로 신문 및 잡지를 대체할 수 있으면서도 스마트폰보다 광고를 효율적으로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면이 텍스트 뿐만 아니라 영상 뉴스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미디어의 물결인 영상 시대의 첨병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지난 10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세계에디터포럼에서는 향후 5년 안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한 미디어 소비 비중이 30% 가까이 될 것이라는 전망치가 제시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는 한달 가량 아직 20만대의 판매량에도 못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200∼300만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 판매량으로는 하나의 유력 플랫폼으로 정착하기가 쉽지 않지만, 출판과 교육, 기업시장 등에서 빠르게 반응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최종 기착지인 스마트TV의 경우 국내에서 애플 및 구글의 스마트TV 플랫폼이 성공할 가능성은 해외보다 낮다. 이미 통신사가 운영하는 IPTV가 시장에 진입해 상당한 가입자를 확보한데다, 통신사들은 IPTV를 사실상 스마트TV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및 구글 플랫폼이 자리잡든, 국내 IPTV가 성공하든 스마트TV는 장기적으로 상당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PC의 기능도 갖춘 스마트TV는 신문 광고를 잠식하면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온라인 광고를 TV 광고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온라인 광고는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도 진출해 성장에 탄력을 받는 등 장기적으로 방송 광고까지 상당히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스마트TV를 통한 일부 온라인 광고의 흡수는 미디어 전략에서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스마트 디바이스는 사용자를 분석해 연령대나 성별, 관심도, 위치정보에 따른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광고 효과가 높아지면 미디어는 광고 수익 확대를 꾀할 수 있다.

현재 규제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어려운 현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규제가 풀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마트 디바이스 광고는 도달률과 신뢰성, 비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도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미디어 업체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능력을 갖추기 쉽지 않은 만큼, 플랫폼 장악력이 큰 업체와의 제휴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존 ’원 소스 멀티 유즈’ 이젠 옛말” = 미디어 시장에서 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는 대세론이 된 말 중 하나는 ’원 소스 멀티 유즈’다.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배급할 경우 시장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현재 이 용어는 미디어 시장에서 대체로 하나의 미디어 콘텐츠를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런데 가공에 대한 개념은 거의 없는 게 일반적인 실정이다.

하나의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해 그대로 다른 곳에도 담으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새로운 미디어 전략에서는 ’원 소스 멀티 유즈’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각각의 디바이스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디바이스를 통해 유통시키더라도 콘텐츠 가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PC 등 디바이스에 따라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대와 선호도가 각각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미국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가 최근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PC의 웹을 통한 뉴스 소비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께 정도가 가장 높은 소비 시간대였다. 오후 7시쯤에는 오전 9시 이후로 가장 낮았으며 오후 9시대 다소 상승세를 탔다.

스마트폰의 경우 오전 8시대 뉴스 소비가 가장 높았다가 오후까지 다소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저녁 시간 이후에는 다소 상승하기도 했다.

아이패드는 오전 7∼9시대에 뉴스 소비가 높았다가 이후 급격히 낮아졌지만 오후 7시 이후에는 높은 상승 곡선을 그려 오후 10시께에는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이 같은 통계로 스마트폰으로는 출근시간 및 퇴근 시간대에, 태블릿PC로는 출근 시간대와 퇴근 이후 가정에서 뉴스 소비가 많이 이뤄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PC는 역시 기존 분석대로 업무 시간대 소비가 많은 셈이다.

한 미디어 업계 기획자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직장인들이 작은 스마트폰으로 짧게 소비할 수 있는 속보성 뉴스를 전달하고, 저녁 이후로는 가정에서 편안하게 넓은 태블릿PC로 소비하기 좋은 심층 뉴스와 그래픽을 결합한 인포그래픽 및 인터렉티브 뉴스를 전달하는 등 다양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신문사들을 중심으로 뉴미디어 방향에서 기존 온라인과 오프라인 조직의 결합 개념인 ’통합뉴스룸’을 넘어선 ’슈퍼데스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슈퍼데스크는 스마트폰, 태블릿PC, PC 등 플랫폼별로 에디터를 두고, 사내 강력한 영향력과 플랫폼 별 이해력을 가진 총괄 에디터가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형태의 구조다.

에디터 아래 편집기자와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이 포진해 각 부서에서 올라온 기사와 영상을 플랫폼별로 선별하거나 가공하는 역할을 맡고, 에디터는 취재 부서에 상황에 따라 디바이스에 적합한 기사 및 영상을 주문하는 권한도 갖는다.

신문 업계 한 뉴미디어 전략 담당자는 “통합뉴스룸은 국내에서 사실상 성공한 사례가 없다”면서 “이미 미국의 일부 주요 신문들은 슈퍼데스크를 도입해 조직을 개편했거나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털 업계에서도 기존 ’원 소스 멀티 유즈’의 개념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별로 킬러 앱 개발에 나서는 분위기다.

포털의 한 고위 관계자는 “N스크린 시대에서는 콘텐츠를 원 소스 멀티 유즈로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디바이스별로 킬러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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