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이라 해서 대단한 걸 하려 했던 건 아니다. 지인들과 스스럼없이 자기가 알고 있는 정도의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됨으로써 너, 나 할 것 없이 선생과 학생이 되거나 동료가 되는 자리가 되었으면 했다. 이렇게 안에서 자신을 재발견하고 친목도 도모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강사로 호명된 그들에게 부탁하길 아주 기본이 되는 내용으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면 되겠으며 스스로 부담을 갖지 말라 당부했으나 그게 말과 같이 간단한 게 아니란 걸 서로 알고 있었으리라. 지난번 계기로 생각컨대 '기본'이 말대로 상식 수준의 '기본'이지만, 이 가운데 깊이는 이것을 토대한 깊이다. 탑이 안전하게 쌓아 올려지기 위해선 받침이 되는 주춧돌이 제자리에 튼튼히 자리잡혀야 하고 본재료도 튼튼하여야 하는 조건이 필요하듯이 기본을 더욱 탄탄케 하는 지대의 깊이 또한 상관관계에 있을 것이다. 웬만한 전문분야에 위치한 사람들이란 바로 그 기본에 바로 선 깊이 있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를 뒤돌아 보게 할 기본이 과연 자신에게 깊이를 공유케 하는지 계기를 통해서 느끼길 바라기도 했다.
워크숍에 참여해주길 바라면서 기회에 만나게 된 승민씨는 블로그를 통해서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 그림을 공부하기 위해서 끄적이던 낙서나 관련한 정보를 정리하여 사람들에게 공유하고자 하려던 게 블로그를 통해서 입소문이 났으며 스스럼없이 아카데믹한 교육과정이 아닌 혼자서 공부하게 된 경우라며 시험 운이 지지리 없는 놈?! 이렇게 여유로운 농담조로 자신을 소개한다.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서 그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림을 가르쳐왔고 현실적 한계도 느껴가면서도 요즘엔 관련한 그림책도 꾸준히 작업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교육과 관련한 나름의 가치관이 뚜렷했다. 일이 일인지라 쉴 새 없이 말을 이어가는 그에게서 평소 많은 생각을 하며 적극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시작되었다. 넓직한 공간에 7명이서 사용하기엔 한적하니 좋았다.
만화작업을 꾸준하게 해오던 광현이는 나름 오랜동안 인연을 이어온 후배, 동생 사이다. 얼마전까지? 지역예술강사를 하다가 현재엔 놀고 있더? 란 얘기를 한다.(그의 말을 빌리자면, 내년엔 어쩌면 원양어선을 탈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그만큼 처지가 좋지 않더란 개인적인 사정을 가볍게 얘길하는거다.
그의 워크숍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시사성 있는 해외작가를 소개하며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고 다양한 의견들을 풀어갔다. 또한 애니메이터였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작업과정의 단편을 차근히 설명하는 시간였다.
광현인 만화연출(애니메이션) 과정과 그 기법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설명했다면 승민씨에게 주어진 강의 시간에선 작가들의 스토리를 그 자신의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공유하며 작업서 보완 될 개인적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글과 그림이 함께 표현되어야 하는 프로젝트이므로 글의 묘사만큼 그림의 표현도 풍부해야한단 이야기도 나왔다. 글의 요소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그림의 배경과 상황을 잇는 섬세한 설명이 단연 돋보였다.
본래의 계획보다 상당히 느릿느릿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다. 마감일이 코 앞으로 닥쳐서 이래도 되나 생각되지만 사람 일이란 게 하루 앞도 까마득해서 최초 의도한 기획 내용조차 현재엔 조금의 수정이 불가피했다. 다음 모임부턴 본격적으로 벽화작업이 시작될 것이다.
아! 그리고 계기를 통해서 자발적인 학습 모임이라던가 다양한 형태의 워크숍도 꼭 필요하다 생각되는데 앞으론 심사숙고해서 함께하는 이들과 미리 모의가 필요한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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