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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가

지역의 벽화가 한낱 장식미술로서 활용되어도 현장에서 마주하며 좋아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그림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공공의 '초'저예산으로 작업되는 일여서 큰 프로젝트로 진척되는 일은 아니지만 시골 동네 곳곳에 그림 그리며 가볍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과거, '아트인시티' 공공미술 프로젝트부터 지금껏 다양한 작업을 해왔지만 예나 지금이나 달라질 건 없다.다양한 논쟁거리로 공공미술의 벽화가 오르락내리락해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전만 한 프로젝트를 운영 유지할 수 있는 모임과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싶다.

물리적 공간의 구별짓기

국가 부도의 기억이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나'로선 국가의 역할 그 세계관에 균열을 만들게 된 경험으로 남았다. 땅 밟고 있는 굳건한 토대로서의 국가가 망하다니. 허술한 그들의 국가 운영을 탓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의 무기력함이란..  이쯤 내 살길은 내가 찾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결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개인들이 일자리가 있는 서울로 몰려들게 되면서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는 여러모로 심화가 된 계기가 되었다. 점점 삶의 단위가 국가에서 도시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본인의 정체성을 국가가 아니라 도시나 훨씬 작은 단위로 귀속시키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예컨대, 파리지앵이나 뉴요커, 서울러 혹은 지방러같은 자조적인 단어 말이다. 나아가 더 디테일한 심리적 위계로서 구별 짓기 체계가 생겨..

2016년 11월 7일 오후 09:11

현상(現象)이란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혹은 본질이나 객체(object)의 외면에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다. 일상적인 '현상의 장' 은 실재적이며 과학적인 물리적 사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감각에 자극한 반응을 말한다. 객관적인 과학의 세계와 현상세계를 위와 같이 구분하고 대립해 설명하는 관점으로 메를로-퐁티가 있다. '현상의 장'에선 감각을 쏙 빼놓고 순수하고 실재적인 물리적 사태로만 일상을 설명하기 힘들다. 메를로 - 퐁티 사유의 출발점은 과학적 태도가 아닌 바로 감각되는 현상의 장에 있다. 자기 의식을 바탕으로 모든 진리를 만들어가는 반성 철학은 체계 바깥 세계를 벗어나기가 힘들다. 근대에 이르러선 지식에 의식과 반성이라는 구도가 깨어지게 된다. 그는 빙산의 일각으로 ..

2016년 9월 21일 오후 08:07

... 멀거나 큰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먼 것들은 그 풍경을 바라보는 자를 눈멀게 한다. 기어이 보려는 자의 시선은 아득한 저편 연안에 닿지 못하고 시선은 방향을 잃는다. 시선의 모든 방향이 열려진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기어이 보려 하는 자의 갈등은 몸속에 가득 차오른다. 본다는 것은 아마도 걸리적거림 이었던 모양이다... 하구에 이르러 바다에 닿는 강물의 표정은 대도시의 저녁 무렵에 빌딩 너머의 하늘을 적시는 노을과, 저물어가는 생애의 며칠들을 닮아 있다. 공간 속으로 저무는 것들이 시간 속으로 저문다. 저무는 것들은 가볍다. 저무는 것들은 그 느슨한 헐거움으로 삶의 모든 궤적들을 지워버리고, 신생의 시간과 공간을 펼쳐 놓는다. 자전거를 굴려서 강물을 따라 달려온 사람은 저무는 것들이 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