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은 이 세상의 모든 어둠을 일시에 밝게 비춰줄 한 광채의 존재를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서 보았으며, 자신이 그 빛을 본 첫번째 사람이 아니란 것도 배워서 안다. 그래서 그는 착하고 진실한 삶이 저기 있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비루하게 살아야 하는지를 날마다 묻게 된다. 어쩌면 그가 쓰는 시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말을 골라 이리저리 조합했을지 모른다. 제가 무엇을 썼는지 자기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에 제목을 붙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진지할 것이 없어 보이는 말장난을 할 때조차도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는다. 그는 자기 자신도 누구도 속인 것이 아니다. 그는 벌써 포기할 수 없는 것을 보았기에, 그가 쓰는 말들이 그 포기할 수 없는 것과 늘 새롭게 관계를 맺기에, 그의 시는 이 모욕 속에서, 이 비루함 속에서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생각하려던 사람들을 다시 고쳐 생각하게 한다. 인간이 수수 천년 사용해온 말 속에는 죽은 자들과 산 자들의 고통과 슬픔이, 그리고 희망이 들어 있다. 제가 쓰는 말을 통해, 그 길고 깊은 어둠 속에서 그친 적이 없이 빛났던, 그리고 지금도 빛나는 작은 불빛들을 저 광채의 세계와 연결하려는,또한 그 세계가 드문드문 이라도 한 뼘씩 가까워지는 것을 보았던 시인에게 30만 원과 3백만원의 차이 같은 것은 없다. 그의 용기는 당신이 한순간이라도 꿈꾸었던 세계가 허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로 결심한 사람의 용기이다. 어떤 파락호라도 그 용기를 욕되게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 황현상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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