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말하고싶은대로

2014년 3월 13일 오후 02:39

오 창작소 2014. 3. 13. 16:17

재단 면접관들과의 면담 중에 나왔던 이야기들을 정리하고자 글을 쓴다.
어제 자리는 스스로 익숙지 않았다. 그래서 제대로 할 말도 못하고 마치 스스로 무언가 쫓기는 듯하여 불편했다. 창작 활동에서 어려움을 해결코자 지원을 받고자 하는 입장에선 그런 자리는 마치 검열, 검토 당하는 기분이 든다랄까..? 실제론 그렇게 억압된 자리가 아니었음에도 면접 전의 심정은 복잡했다. 이 기분에서 자유로워지리란게 참 어렵다. 어제 제기된 질문을 정리해 본다.

'지역 공공예술에서 벽화 작업이 붐을 이루고 흔해져 현재는 포화 상태라 생각되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였다.
여태 해왔던 활동들이 벽화 관련한 작업임에도 딱히 부연하고 반론 할 만한 생각을 말하지 못했다. 현재 지역에도 비슷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고 공감되는 바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정에 맞지 않은 벽화가 그려지면서 그림과 지역 정서의 괴리감이 부작용으로 생겨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전에 없었던 벽화가 아무런 내용 상관없이 그려진다는 사실은 환경 정비의 의미에선 새롭고 단기간 그 성과가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처음 실행되는 벽화 사업은 어디서던 환영 받을 수 있을 요량이 크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각 이미지로서 벽화가 일상적인 주거 환경에 배치되는 것의 문제는 엄연히 다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여태 해왔던 활동들이 있었음에도 딱히 이 의견을 반론하지 못했던 것이다. 벽화 그리는 것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로서 지역 실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표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세상 물정을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반대로 세상 물정을 제대로 알아야 작가 노릇을 할 게 아닌가 생각하는 거다. 일부에선 이러한 의견을 공감하는 데에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속내가 있다. 먹고 살기 위한 그들 나름의 많은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일부 주변인에게도 쉽게 쏘듯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관계에서 나 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니 내가 그 물정을 모르는게 아닌거다.

다양한 표현의 방법과 작가들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출구로서 나름 벽화의 역사와 그 쓰임들이 있었듯이 벽화 자체를 부정해선 안되지만 현재 곳곳에서 수행되는 공공예술로서 벽화 사업은 '사업을 위한 사업'으로서 지양될 필요가 있는 것에 공감한다.


면접이 끝나고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 아직도 지역을 몰라서겠지만.. 공공예술로서 벽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하는 단체나 개인을 떠올려보면 몇 없다. 앞 서 활동하는 선배들이야 그 간 활동만큼이나 서로 오간 담론들이 많다. 나도 그 사례들을 보고 듣고 직접 함께하며 배워 온 것들이라 내 활동의 기반이 되었음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젠, 지역 청년 예술가들도 자기 세대의 목소리를 내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거다. 선배들이 던져주는 떡밥에 길들여진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고민을 목소리 내는 태도가 지역에 필요한거다. 내가 선 곳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그 곳이 어디서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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