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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황지우,나는 너다. 2014년 4월 13일 오후 06:31

오 창작소 2014. 4. 13. 18:31

503.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박힌 눈으로

동트는 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經도 없다.

經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九萬里 靑天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自己야.

우리 마음의 地圖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거야.

_황지우, 『나는 너다』, 풀빛, 198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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