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전시/입체

카를 나브로

오 창작소 2014. 2. 22. 17:23

카를 나브로
1976년생, 프랑스

voidwreck.com

 

 

카를 나브로, 일명 월터 워턴은 드로잉, 모형 제작, 활자체 디자인을 결합하는 작업을 통해 어린이처럼 순진한 선과 폭력적인 형상, 건축적이고 기하학적인 구조와 초현실적으로 왜곡된 공간 사이에 잠재한 서사를 탐구한다. 리옹 에밀 콜 미술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아른험 베르크플라츠 티포흐라피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마인츠 구텐베르크 미술관, 문화역서울 284, 취리히 디자인 미술관, 피렌체 피티 이마지네, 파리 12메일 등의 전시에 참여했고, 2013년에는 버밍엄 이스트사이드 프로젝트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암스테르담 헤릿 리트벨트 아카데미에서 드로잉을 가르쳤으며,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초빙교수로 드로잉과 타이포그래피를 가르치고 있다.
 

카를 나브로의 작품 원제 ‘Ghost(s) Writer’는 중의적이다. 그것은 ‘유령 작가’, 즉 타인을 위해 대신 글을 써주는 작가에 빗댄 말장난일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타이프라이터’, 즉 타자기를 빗댄 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단 두 가지 가능성을 조합해 ‹유령(들) 타자기›라고 옮겨보자. 본래부터 글을 쓰라고 있는 타이프라이터와 달리, 나브로의 ‹유령(들) 타자기›는 그 자체로 글쓰기 기계라는 기능을 암시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나브로는 그것이 “스케치 행위를 위한 물건”이자, 타자기 또는 장난감 같은 장치라고 설명한다. “정해진 형태 개념을 거부”하고 쓰는 이 또는 보는 이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는 조각 작품이기도 하다.

그 자체로 아무 의미 없는 추상적 물체들을 일정한 격자에 끼워 넣으면 무엇인가를 희미하게 떠올리는 형상이 만들어진다. 어쩌면 알파벳 문자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형상, 그 의미는 물체에 내재한다기보다, 사용자/관객이 물체에 투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유령(들) 타자기› 대신 글을 써주는 이, 그 유령 작가는 사용자/관객 자신이다. 타이프라이터가 타이프(활자) 같은 문자를 생산하는 기계라면, 혹시 나브로의 작품은 유령(들)을 생산하는 물건일까?

 

 

 

출처 - 타이포잔치 2013

'내가 본 전시 > 입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lor your life   (0) 2016.02.27
뉴올드 (MoA)  (0) 2016.02.12
아티스트파일,2015:동행,국립현대미술관 / 도미 모토히로  (0) 2016.01.30
Graffiti Becomes Political Weapon on Cairo Streets .   (0) 2014.02.10
MNM  (0) 2009.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