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점점 더 많은 얼굴들이 등장하고 그 얼굴들이 날이 갈수록 닮아가는 세상에서 사람이 자아의 독창성을 확인하고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유일성을 확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아의 유일성을 가꾸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덧셈법과 뺄셈법이다. 안예스?는 자신의 순수한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자신의 자아에서 외적인 것과 빌려 온 것을 모두 추려댔다. 이 경우 연이은 뺄셈 때문에 자아가 0 이 되어버릴 위험이 있다. 로라의 방법은 정확히 그 반대다. 자신의 자아를 좀 더 잘 보이게 하고 좀 더 파악하기 쉽게 하고 좀 더 두텁게 하기 위해서 그녀는 끊임없이 새로운 걸 덧 붙여 그것에 자기를 더했다. 이 경우 덧 붙은 속성들 때문에 자아의 본질을 상실해 버릴 위험이 있다.' / 밀란 쿤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