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하이데거 ( Martin Heidegger, 1889년 9월 26일 ~ 1976년 5월 26일) 는 불안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 무, 여백, 있을 여지를 가능성으로 남겨두는 없음)을 드러내어 존재가 의미의 존재로 변환하려는 순간으로서 존재와 무 사이에 있는 '미결정의 순간'이라 얘기했다고 한다. 이러한 불안은 양가성이 혼융 된 상태이며 낯선 것과 생경함이므로 창조적인 열망의 활기와 상냥함이 관계하여 무를 무화하여 존재가 존재이도록 빛나게 하는 계기가 불안에 잠재한다고 했다. '따라서 불안 없이는 자아도 자유도 없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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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불식간에 드는 이 감정을 말로 표현하여 누군가 이름 붙이기를 불안이라 하였다. 이 말은 워낙 단단하고 무거우며 두꺼워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모두가 얘기하는 그 감정과 다를거라 생각해도 호명된 이름 외에 달리 뭐라 말하기가 힘들다. 이렇게 붙여진 이름으로만 말하고 느껴야 한다는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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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공간 그곳을 불리워진 이름으로 말 불인다면 불안이라 하겠다.
/김미루 작가
다양하게 열린 해석이 가능하지만 위와 같은 맥락으로 작가의 나체는 無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론적 행위로 해석해 보기도 한다. 폐허의 심리적 기제를 불안으로 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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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 (Vincent Van Gogh,1853~1890) 작품에 등장하는 밀밭의 이미지에서도 난 불안을 보았다.
이는 성난 하늘 아래의 거대한 밀밭을 묘사한 것이고, 나는 그 안에 있는 슬픔과 극도의 외로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위의 글은 반고흐가 생애 마지막 시기에 파리 근처 오베르쉬르우아즈에 묵었을 당시 근처의 밀밭을 보고 연작을 작업하였고, 당시의 심정을 동생 테오의 편지에 적어 내었던 편지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위의 글은 정확히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염두한 글이라 생각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당시의 글과 그림을 보면 간접적으로 그의 감정 상태를 알 수 있을것 같다.
/1890년作, 「까마귀가 나는 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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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의 공통점을 찾는더라면 수직, 수평 구도의 대비를 찾아 볼 수 있겠다. 김미루 작가의 작업을 살펴보면 땅 위에 솟은 아파트는 수직을 폐허가 된 공간은 수평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이 사이에 작가의 누드는 존재의 빛을 발한다. 이와같이 반고흐 작품은 밀밭의 수평구도와 까마귀가 날아드는 높이로서 수직을 가늠하게 한다. 또한 붓터치는 수평과 수직 그 사이를 오가며 작품 안의 공간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두 작품에서 불안은 수평과 수직의 촘촘한 조직을 이뤄 조형적 형태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