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말하고싶은대로

이명호 사진가의 말. 2014년 9월 9일 오후 02:26

오 창작소 2014. 9. 9. 14:26

내 이야기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했는데, 거기에는 다른 해석(피사체나 환경과 연관된 다른 사회적 코드나 서사들)이 딸려 나올 여지가 있었다. 그런 것들이 너무 강하면 내가 말하고자하는 것이 많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가장 흔하고 평범한 우리 일상 소재들 가운데 나무라는 대상을 택했다. / 이명호






장치-해석-소재

작업소재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에는 작업에 관한 자기성찰이 있다. 본인의 위상에서 하고자 하는 말의 한계를 알고 있으니, 일상에서 가장 평범한 소재를 선택하기로 결정한거다. 작가는 프레임의 은유를 피사체 뒤의 하얀 천으로 이용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예술적-행위'로 본다. 작품은 관객에게 내던져진 순간 본디 그들만의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할 텐데 굳이 작가의 작업 의도가 중요할까싶다. 작업을 하는데엔 분명 의도가 있지만 그 의도가 대중의 감상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일상적 소재여도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면 다양한 은유가 들러붙게 된다. 마찬가지로 비평이 작품의 또 다른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점에서도 난 예술이라 생각한다.

.

.

작가 본인의 예술적 행위가 '순간, 지금, 여기'만 존재하여 현현 顯現 하는 게 이상이라면 작가의 의도는 행위 이전의 과거 기획이자 미래의 성과가 된다. 그러나 예술 행위 안에서만 현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