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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원 시장 (감성간판스토리)

오 창작소 2010. 10. 9. 21:00

 

성남에 위치한 상대원 시장은 지난해 초 간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향수가 느껴지는 손글씨 간판을 선보였다. 각 점포에 어울리는 그림과 손글씨는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대형마트와 다른 차별된 문화를 느끼게 한다. 
감성 간판스토리 ‘상대원 시장’

오랫동안 서민들에게 사랑 받아 온 재래시장은 10여 년 전부터 생겨난 대형마트의 출현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대형마트의 출현은 초기에 영세 상인의 몰락과 지방 지역 경제 기반의 붕괴를 초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형마트와는 다른 문화와 정서를 무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성남에 위치한 상대원 시장은 지난해 초 간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향수가 느껴지는 손글씨 간판을 선보였다. 다른 시장의 간판은 정리는 되었지만 획일화된 디자인과 폰트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인 반면, 상대원 시장은 점포에 어울리는 그림과 손글씨로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상대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인 손글씨 간판과 다양한 사업은 대형마트와 다른 차별된 문화를 느끼게 한다.

글• 사진 | 이 호(산돌 폰트디자이너) eonara@sandoll.co.kr

상대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간판 정비사업은 시장 내 일부 점포에서만 먼저 실행됐다. 크게 두 방향에서 진행된 이번 사업은 점포분위기와 어울리는 손글씨 간판제작과 점포 심볼제작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손글씨 간판은 복고 스타일로 표현해 정겨움을 주고 있고, 단순하게 표현된 심볼은 색다름을 주고 있다.


1. 춘천기름
마치 60~70년대 광고가 연상되는 춘천기름의 간판은 키치적이면서 향수가 느껴지는 손글씨와 그림이 재미있고, 솔직하면서도 소박함이 느껴지는 문구로 점포를 찾는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복고풍에 키치적인 느낌은 예쁘고 잘 쓴 글씨가 아니어도 충분히 느낌을 전할 수 있어 폰트로도 만들어져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스타일이 되었다.


2. 부흥기물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부흥기물의 간판은 특히 ‘곁눈질 없이 살아온 상인인생’이라는 문구가 재미있어 눈에 띄는 곳이다. 매직펜으로 그리듯이 표현한 큰 글씨와 재미있는 문구는 간판 크기가 작아도 점포 주인의 30년 인생이 그려지는 듯하다.


3. 시장야채
손글씨와 함께 손그림을 더해 야채에 대한 친근함을 주고, 7시30분에 문을 여는 ‘성실함’을 강조하는 문구가 재미있는 곳이다. 일부 자소에 야채 모양을 넣어 어린 아이들에게도 친근함을 주고 있다. 글씨에 그림을 더한 시도가 돋보이고 있다.


4. 장가네손만두
30년이 넘은 점포의 주메뉴인 손만두를 재미있는 문구와 손안의 만두 그림으로 표현한 곳이다. 손으로 빚은 만두를 직설적인 문구와 그림으로 표현해 누가 봐도 한 눈에 점포의 특징이 느껴진다. 키치적인 문구와 그림이 잘 어울리고 있고, 큰 손 그림은 마치 손님을 향해 손짓하는 듯하다.


5. 할머니야채
‘내가 배운 것은 장사밖에 없어’라는 할머니의 인생이 느껴지는 문구와 손글씨와 손그림이 인상적인 곳이다. 작은 간판이지만 오랫동안 장사만 해 온 할머니의 포근함이 느껴진다. 자소의 특징으로 시작되는 부분을 강조하였고, 자소의 일부를 손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6. 한복집
다른 점포와 비슷하게 재미있는 문구와 손글씨, 손그림이 인상적인 한복집이다. 30년이 넘도록 손님에게 꼭 어울리는 한복을 찾아주었다는 문구와 순정만화가 연상되는 손그림이 재미있다. 향수가 느껴지는 손글씨는 70년대 영화 포스터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7. 고기집
주력 상품인 돼지껍데기, 된장, 직접 담근 고추를 자신 있게 광고하고 있는 고기집이다. 지나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주는 이 점포는 특히 손글씨와 손그림의 조화가 돋보이고 있다. 화려함보다는 재미있는 문구와 어눌한 듯한 손글씨와 손그림에서 상대원시장만의 문화를 말해 주는 듯 하다.


8. 기타 심볼로 표현한 사례
생선을 파는 점포의 특징을 손글씨나 손그림이 아닌 간단한 심볼로 표현한 점포들이다. 점포의 특징을 나무재질 위에 고기 두 마리로 귀엽게 표현해 문자로 표현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점포명을 문자로 표현하는 것과는 다르게 단순화된 심볼로도 충분히 점포의 특징을 말해 주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상대원시장 내에서 표현된 심볼은 단순화했다기 보다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에서 더욱 재미가 느껴진다. 떡집은 달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 이야기를, 고기집은 점포명을 살려 왕관으로, 아동복을 판매하는 점포에서는 아이와 함께 쇼핑하는 모습을, 화장품 가게는 립스틱을 바르는 입술로 표현하고 있다. 상대원시장을 둘러보며 장소와 특징에 어울리는 사인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됐다.





2010-04-20 오후 2: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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