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의 정체
동네 재개발을 반대하는 ‘내 재산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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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채 주택들과 높지 않은 다세대 공동주택에 사는 동네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그들의 관계가 서먹하거나 살갑지 않더라도 공간적으론 살과 살이 맞닿을 가능성이 많다. 한 동으로 포개진 위, 아래 고층 아파트 이웃보단 그들 시야가 땅과 가깝게 수평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파트 사람들의 시야는 단절되어 개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동네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인구 과밀화 현상을 막무가내 재개발로 떼우려는 지금의 시대는 자연스럽게 인간적이지 못하며 삶의 질을 낮춘다.
요즘 화두로 떠오르는 '행복'이란 단어를 고르게 포장 된 아스팔트 도로와 고층 아파트 그리고, 직장 연봉등..에서 찾는 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양적으로만 바라보는 자본시대의 전형적 프레임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우리의 일상인 지금, 여기서 찾아본다. 그리고 지금, 거기서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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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곳은 재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노랗고 빨간 현수막이 골목 여기저기를 불 태우고 있다. 오늘 짧게나마 만나 뵌 청실 아파트 자.치 회장님은‘내 재산 지킴이’조합 회장이며 통장 님이기도 하다.
녹취를 위해서 가지고 간 레코더 작동이 익숙하지 않아서 녹음이 덜 되었다. 짤막히 기록된 메모와 기억을 더듬어 인터뷰 내용을 요약했다. |
● 안녕하세요? 저희는 동네 환경을 예술로 꾸며보기 위해 지역 청년작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어진 프로젝트팀‘잇다’라고 합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일상적인 공간인 동네에서 재능을 살려 다양한 예술프로젝트를 계획,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네의 일상들을 기록하려는 차에 재개발 반대 관련한 현수막과 소식지를 받아보고 고민이 되어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만나뵈서 반갑습니다.(꾸벅)
● 요즘, 한창 동네에 재개발 관련한 사업으로 말이 많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가요?
● 음.. 재개발 이야기가 나온지는 벌써 7년여가 되었어요, 그간 조합장과 조합원간의 소통에 문제가 많았죠, 그리고 단체 운영이 투명하지도 않았어요. 평당 땅 값이 이전과 다르게 좋지 않고요, 초반엔 개발차익이 제법 많을거란 기대로 개발을 찬성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재분양시 두배되는 분양금으로 절반의 평수로 입주를 해야하는데,,,결국 여태 모아 놓은 재산이 두 동강 되는 것과 마찬가지죠, 이런 상태에서 개발을 찬성 한다는게 미친 짓에요, 절차대로 조합이 해체되길 바라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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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은‘개발차익이 전혀 없다’라는 거군요...?
● 그렇죠, 더군다나 풍림, 벽산이라는 건설사 조차도 돈이 없어서 포기한 상태인데 무슨 재개발..쯧.쯧
●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요?
● 재개발 반대서명을 60%정도 받아 놓은 상태에요, 오늘은(12.02.10) 조합장이 다른 곳에서 찬성자들과 강사를 두고 강연을 한다는데, 주민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한 바퀴 돌며 설득해야죠~
● 그리고,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도 있는데, 재건축엔 시공사의 피드백이 가능하지만 재 개발은 분양부터 개발 사항에 대한 모든 책임이 조합원(집주인)에게 있어서 개발 중이나 개발 후에 생길 위험요소를 전부 책임져야 하는 것도 있어요, 제대로 된 땅값으로 이왕이 면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이 되길 바라기도 하고요.
● 당연히 재개발을 추진하는 조합장님과도 이야길 나눠보셨지요?
● 물론이죠, 이견도 내었고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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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동네에 이웃한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 가는게 너무 안타까워요, 어쩜 저와 같은 사람이 활동하려는게 동네에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서 이곳에 문화예술공동체가 생기고 살기 좋은 동네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지속될 활동에 대해서 자치회장님과도 많은 이야길 나누고 도움도 바래요, 오늘 만나뵈서 좋았고요, 다음에 또 인사 드릴게요.
# 얼렁뚱땅 인터뷰로 동네소식을 잇다
글.사진 ▪ 정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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