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현대의 독자는 벌거벗은 작가를 요구한다.
일기는 작가의 영혼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작가의 영혼에 흥미를 느끼는가? 우리가 작가들에게 그렇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심리학에 대한 현대인의 지칠줄 모르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이 강박관념은 바울과 아우구스티누스가 열어 놓은 기독교적 자기반성이라는 전통, 자기의 발견이란 곧 고난받는 자기의 발견이라고 여긴 강력하고 끈질기며 위력 있는 전통의 유산이다. (성자의 자리를 대신한) 예술가는 수난자의 본보기다. 그리고 우리는 예술가 중에서도 말(씀)의 직업에 종사하는 작가가 고난을 제일 잘 표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작가가 수난자의 본보기인 것은 그가 가장 깊은 단계의 고통을 (프로이트적 의미가 아니라 문학적 의미에서) 승화시킬 직업적 수단을 발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인 그는 고통받는다. 작가인 그는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바꿔낸다. 성자가 구원의 섭리 안에서 수난의 효용과 필요를 발견했듯이, 작가는 예술의 섭리 안에서 수난의 용도를 발견한 사람이다...
-수잔손택
'::작업:: > 말하고싶은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um~ (0) | 2012.10.28 |
---|---|
2012년 9월 26일 오후 08:12 (0) | 2012.09.26 |
2012년 9월 16일 오후 04:48 (0) | 2012.09.16 |
2012년 9월 15일 오후 09:08 (0) | 2012.09.15 |
2012년 9월 11일 오후 11:55 (0) | 2012.09.11 |